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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당타시

하린님이 타들어가는 시간 - 5/19 @망원동, 서울.

하린님은 직접 쓰신 여러 주제의 수필을 주 4회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나를 팝니다] 메일 수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름 뜻대로 맑은 에너지를 가지신 하린님을 이우드 호스트가 만나뵈었습니다.

 
저는 문득 떠오른 재밌는 상상들을 펼쳐나가길 좋아해요. [나를 팝니다] 서비스도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였어요. 킥킥대며 포스터를 만들다보니 금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어요.
 
이따금씩 글을 잘 쓴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독자를 받아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처음에는 개인적 재미로 시작한 글쓰기가 독자가 생기고 고료를 받고 나니 사뭇 느낌이 달라졌어요. 내 글이 어떻게 전달될지를 더 고민하고, 매일 글을 완결성있게 매듭짓는 법을 고민하게 되었죠. 그런 과정을 거치니 이제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칭해도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독자분들이 한 편 한 편 나름의 답장을 보내주시는 게 또 다른 행복으로 다가와요.


 
흔히들 책과 같은 활자 기반 컨텐츠는 소비 호흡이 길어 요즘 컨텐츠 트렌드에 맞지 않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아직 글을 읽을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이슬아 작가가 <월간 이슬아>를 통해 글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잖아요. 그 분 덕에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어서 참 감사해요. <월간 이슬아>가 히트한 것이 곧 긴 호흡의 컨텐츠를 소비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아직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보거든요. 숏폼 영상 매체를 많이 소비하며 집중 시간이 짧아진 소비자들이 더 긴 활자 컨텐츠를 손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이 우리 글쟁이들이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하린님과의 당타시. 글, 확장, 기록.


제 글들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호스트 : 하린님의 글은 물결 같아요. 독자를 은근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참 멋진 글입니다. 항상 부러워하는 글 스타일이에요.

제 이름 한자에 되게 걸맞는 표현이네요. 저는 물 하에 맑을 린 자 쓰거든요. 맑은 물이 흘러가듯 걸어가는 대로 세상을 맑게 하라는 뜻에서 제 이름을 좋아하는데, 정말 좋은 표현이신 것 같아요.
 
호스트 : 수필을 계속 받으면서 든 생각은 제목이 그 내용을 집약하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이었어요. 소제목과 같이 내용을 덧붙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글씨체나 이메일 디자인도 더 이쁘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웹사이트 디자인 쪽을 공부하고 있어서 포장재 같은 것들만 자꾸 보는 것 같아요. 이메일 디자인 면에서 간편한 '메일리'라는 서비스 한번 추천드립니다.
 
여러 피드백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번에 처음으로 5월호를 하고 독자들의 반응을 받아보니 이 서비스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이번주로 마무리를 짓고 한주 쉬었다가 6월호로 재출발해보려구요. 
 
호스트 : 저도 수필 메일링 서비스를 여럿 구독해왔었고 저 또한 도전해보고 싶었는데요, 쉬지 않고 매일 글을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재밌을 법한 주제' 만 골라서 쓰게 변하는 것 같아서 그만뒀었어요.

맞아요. 매일 글을 쓰다보면 혹시나 소재가 고갈이 나서 아무렇게나 글을 써버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생길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도 어쨌든 지금은 계속 쓰고 싶으니까, 하며 써요. 얼마든지 그만둬도 돼, 하는 마음으로. 한 편으론, 매일 글을 쓰면서 글이 변화해가는 방향이, 원래 나의 글이 가야했던 방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당타시가 더욱 널리 알려지는 데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에 당타시를 제안받았을 때 정보가 많이 없어서 참여에 고민이 많았어요. 문의에 정성껏 답장 주신 내용으로 신뢰를 갖고 신청하게 됐지만요.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이런 인문학적 프로젝트가 널리 알려질 수록 이러한 결의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올 거에요.
 
당신이 타들어가는 시간도 기록물을 남겨보는 것은 어때요?

호스트: 자신의 생각이 어딘가에 남는다는 인식이 대화를 소극적이게 만들까봐 못하고 있었어요.

기록되는 것이 두려워 대화하기 꺼려 할 사람보다, 기록되어 두고두고 되돌아 볼 수 있길 바라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기록을 하면 그 기록물이 역사가 되고, 의미가 되고, 또 이후 당타시를 지탱해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그 기록을 읽고 이 프로젝트를 돕고 싶어하는 재단이 연락해올 수도 있구요!
 
당타시는 널리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프로젝트 같아요. 마치 <유퀴즈 온더 블럭>이 처음에는 일반 시민들을 인터뷰하다가 성장해서 이젠 유명인사들을 섭외하듯이, 당타시도 널리 알려져서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러 방면으로 확장해나가시길 바라요.

제가 용기내어 [나를 팝니다] 서비스를 펼쳐나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5월 19일 오전 11시. 서울 망원동 피피커피에서.